제 2의 인생이 시작된다는 결혼. 일생일대의 중대한 선택이라 그렇게도 고를 것이 많나 봅니다.
‘정말 이 사람과 남은 인생을 함께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배우자가 되어야 할까?’부터 시작된 질문은 곧바로 현실적인 선택들로 이어집니다. 날짜, 장소, 식장, 예물, 드레스 등 선택할 거리가 많아지면서 좁혀질 듯 좁혀지지 않고 더 복잡하고 어렵기만 한 것 같아요.
그래도 많고 많은 어려운 관문들을 거치고 나면 마지막 주인공이 짜잔! 하고 반겨줍니다. 바로 웨딩의 꽃인 허니문이 그것이죠!
앞으로 펼쳐질 무수한 날을 위한 예행연습을 한 듯 둘이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면서 처음으로 인생의 중대한 이벤트를 함께 치른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의미가 있고요. 그리고 부부라는 이름표를 달고 새롭게 출발하는 기념 여행이라는 의미도 있죠.
요즘 결혼식은 간소하게 하고 허니문에 투자를 많이 하는 예비부부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평소에는 장기 휴가를 내기가 어려우므로 신혼여행을 이용해 장기 배낭여행을 가는 커플도 많다고 합니다.
혹은 ‘이때 아니면 또 언제’라는 심정으로 하룻밤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풀빌라를 택하는 커플도 있고요. 단 몇 시간뿐인 결혼식에는 비용을 줄이고 대신 평생의 추억으로 남을 허니문을 제대로 즐겨보자는 뜻이라고 합니다.
일생의 한 번뿐인 허니문인데 그냥 쉬다 오는 것은 아쉽고 빡빡한 관광은 너무 부담되게 마련인데요. 휴양과 관광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그런 곳 어디 없을까요?!
Turkey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그래서 두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특유의 매력을 자랑하는 터키는 어떨까요?
오랜 역사와 전통이 만들어낸 문화는 수많은 볼거리로 우리의 눈을 반짝거리게 하면서도 동시에 지중해를 끼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는 곳이에요.
터키인들의 미소와 친절함은 낯선 것이 주는 긴장을 스르륵 내려놓게 하고요. 찬란했던 역사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국적인 건축물은 내가 지금 있는 이곳이 어딘지 잠시 잊게도 하지요.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으로 2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사의 주요한 사건들을 수없이 남겼을 만큼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였던 터키는 그만큼 볼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에서는 터키블루의 청량함과 금속의 반짝임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고 향신료 냄새와 상인들의 활기참이 한데 어우러져 여행 온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섬세함이 돋보이는 그릇과 장신구부터 시작해 각종 식료품과 전통 의상 등이 가득해 터키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곳이라고도 할 수 있죠.
터키&이슬라믹 예술 박물관에서는 정교한 무늬로 깎은 나무상자에 보존된 마치 예술 작품 같은 코란과 캘리그래피 작품 등 예술을 담은 종교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요. 터키 최고 번영기였던 오스만 제국 시절의 화려한 영화를 보여주는 톱카프 궁전에서는 당시 최고 지도자인 술탄과 그 왕가의 생활을 짐작해 볼 수 있어요.
고대도시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에페소에서는 로마신화의 장면을 묘사한 각종 신전과 경기장, 극장, 도서관 등 융성했던 당시의 영광을 상상해볼 수도 있죠.
오감을 타고 느껴지는 이국적인 정취에 흠뻑 취해 둘이 함께 걷다 보면 이 낯선 공간에 우리 둘만 공존하는 듯한 로맨틱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이국적인 모습의 터키를 ‘감상’했다면 그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차례입니다.
오스만 제국 시절 궁전이었던 Ciragan Palace Kempinski는 화려함과 웅장함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호텔로 개조해서 전 세계 유명인사들도 묵어간다는 이곳, 신혼여행이라면 한 번쯤 호사를 누려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탁 트인 발코니에서 보스포루스 해변을 감상할 수 있고 유럽에서 가장 큰 스위트룸을 보유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 규모와 수준을 알 수 있죠. 화려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느끼며 역사 속 왕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밑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하고 따뜻한 햇볕을 머금어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그만인 안탈랴는 지중해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낙원 같은 곳이에요. 보트를 타고 나가 석양이 지는 바다를 배경으로 샴페인 한잔하면 낭만적인 허니문의 밤을 제대로 장식할 수 있을 거예요.
New Zealand
남반구에 있는 뉴질랜드는 그래서 우리와 정반대 계절의 허니문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예술 작품처럼 깎아놓은 빙하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피오르, 넓은 평야와 울창한 숲, 화산과 거친 산맥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까지, 이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천혜의 자연환경이 빚어내는 신비로운 모습에 각종 영화나 뮤직비디오의 단골 촬영 장소이기도 하죠.
토착민인 마오리족과 이주민인 유럽인들이 어떤 노력 끝에 지금처럼 화합하고 공존하며 살아가게 됐는지도 들여다보며 배울 수 있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낯설지만 이질적이지 않은 독특한 문화는 우리에게 신선하고 새로운 자극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뉴질랜드는 우리가 상상하는 어떤 아웃도어 액티비티도 가능한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밑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깨끗한 빙하 호수에서 카약도 즐길 수 있고요, 화산 능선을 따라 오르는 하이킹도 가능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해안 도로를 달려 와이너리를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피크닉 바구니에 간단한 간식을 챙겨가면 즉석에서 따라 마시는 와인과 함께 피크닉도 즐겨볼 수 있겠죠. 게다가 다리 위에서 협곡으로 뛰어내리는 47m 높이의 번지점프로 새신랑의 담력을 테스트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독특한 마오리 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용맹한 그들의 정신과 역사를 직접 보고 경험해보면 뉴질랜드의 뿌리,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뉴질랜드’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는 하얀 요트들의 행진일 텐데요. 요트의 나라라고 불릴 만큼 요트 세일링을 사랑하는 뉴질랜드 사람들처럼 여유를 즐겨보세요. 운이 좋으면 눈이 부시도록 파란 물속을 가르는 돌고래떼를 만나보게 될지도 모르죠.
‘풍경이 곧 세트장’이라는 <반지의 제왕> 촬영지는 어떤가요? 전에 보지 못했던 신비롭고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셀프 커플 스냅 촬영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 찍는 솜씨가 없어도, 아무렇게나 찍어도 근사한 화보처럼 나온다고 하네요.
데카포 온천에서는 눈 덮인 산을 바라보며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가 볼 수도 있어요. 그동안 결혼 준비를 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한 힐링의 시간이 될 것 같네요. 깨끗한 밤하늘에 빛나는 별 무리를 관찰하며 함께 걸어갈 날들을 계획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참 좋을 것 같고요.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계획하고 그 길을 함께 걷는 것이 부부겠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나씩 쌓이는 추억만큼 부부의 사이는 더 돈독해질 테고요.
신나게 웃고 떠들며 관광도, 액티비티도 즐기고 그리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힐링의 시간을 선물하는 신혼여행이라면 살면서 두고두고 추억거리가 되는 멋진 여행이 될 것 같아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