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틸렌 블로그는 각자의 영역에서 멋지게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 그녀들의 '커리어'와 '일상'을 들어보려 합니다. 이름하여 [Restylane_She's the One]인데요, 첫번째 '특별한 그녀'는 무용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국무용가 정희담님입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들려주신 그녀의 이야기는 넘치는 열정으로 가득했는데요-! 그녀의 '무용가로서의 삶'과 '여자로서의 일상'을 함께 들어볼까요?
#발레학원
어릴 때부터 TV에서 무용과 관련된 화면이 나오면 눈을 떼질 못했어요(웃음). 그런 절 지켜보시던 부모님은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근처에 생긴 발레학원에 보내달라는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셨죠. 제 무용인생의 시작이에요.
하루도 빠짐없이 4년을 다녔어요. 무용의 매력에 완전히 빠져들었죠. 학원가는 길이 늘 즐거웠으니까요.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움직이면서 느껴지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한국무용
취미를 넘어서 발레리나의 꿈을 꾸기 시작할 무렵에, 원장선생님이 한국무용을 추천하셨어요. 발레에 비해 더 오래 무대에 설 수 있고, 우리 춤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게 더 좋지 않겠냐는 말씀에 바로 설득되어버렸죠(웃음).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한국무용계의 어르신들이 보시기에 전 아직 어리거든요. 오래오래 활동하고 싶구요.
물론 생각처럼 다 잘 되진 않았죠(웃음).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고등학교, 대학교 올라갈수록 실력있는 친구들도 많아지고 무용과 공부를 병행하려니 힘들기도 했구요. 끝없는 연습과 좌절의 시간이었죠. 선후배, 동기들이 다른 분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흔들릴 때도 있었구요.
하지만 일찍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고 매진할 수 있는 걸 행운이라 생각하면서, 제가 흘린 땀들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 오리라 믿었어요. 후회와 미련이 조금도 남지 않을 때까지 무용을 즐기자고 마음을 다잡았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왔네요(웃음).
무대에 서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과 무대 위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 그리고 공연 후 받는 박수와 응원은 제게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들이에요. 앞으로도 이 소중한 것들을 오랫동안 지켜나가고 싶어요.
#DAMS_Art_Company
2011년에 작은 무용단을 하나 만들었어요. 한국무용 뿐만 아니라 다양한 움직임과 장르도 연구하며 새로운 작업들을 시도하고 있어요. 아직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많지만, 젊음과 열정으로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공연까지 올린다는 게 정말 행복해요. 동료들의 에너지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하고 있죠(웃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즐기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계속 만들어가고 싶어요.
#스승과_제자
가르치는 일도 좋아해요. 학생이 좋은 스승을 만나는 건 큰 행운이라 생각해요. 제가 그 행운아이기도 했구요. 저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처럼 한 학생이 가고자하는 길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길을 친절히 안내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혼자 길을 나서더라도 스스로 생각하고 길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끌어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여러 장르의 춤을 배우며, 군무의 맨 뒷줄에서부터 주역까지 한단계 한단계 차근차근 밟으며 쌓아온 경험이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많은 도움이 돼요.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오히려 배우는 부분도 있구요. 예전의 제 모습을 떠올리며 초심을 잃지 않는 계기가 되기도 해요. 제게 배웠던 학생들이 나중에도 저를 기억해준다면 그것만큼 보람찬 일도 없을 거 같아요.
#이아아트홀
대학교 때부터 연습공간에 대한 목마름이 컸어요. 그렇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개인홀을 마련해주기란 어렵죠. 홀은 한정되어 있고 학생 수는 많으니, 공연이나 시험 때가 되면 홀 전쟁이 일어났어요. 연습하고 싶은 시간에 편하게 이용할 수가 없어서 많이 아쉬웠죠.
언제 어느 때나 연습할 수 있는,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쾌적한 연습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작지만 큰 바람을 얼마 전 이뤘어요. 제가 현업에 있고, 실제로 자주 이용할 곳이라 신경을 많이 썼어요. 집중해서 연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요소들만 생각했죠.
요즘 주로 이곳에서 또 다른 도전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답니다. 이 공간이 연습공간이 부족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 이아아트홀 http://cafe.naver.com/halloia
#후배들에게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려면 세월이 좀 더 지나야 할 거 같은데요(웃음). 조언보다도 전 이런 생각을 자주 해요. 인생이 긴 허들경기라면 대회도 입시도 취직도 꿈의 골인 지점을 위한 하나의 허들일 뿐이라고. 그러니 눈앞의 허들을 너무 높게 보지 말고 신나게 달려서 거뜬히 뛰어 넘자고 말이죠.
물론 허들에 걸려서 신나게(?) 넘어지기도 했죠. 하지만 일단 시도했다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넘어진 경험이다시 시도할 때 도움이 되더라구요.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선배로서가 아니라 동료로서 허들을 같이 뛰어넘어보자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저도 계속 달리는 중이니까요.
#피부관리
제가 하는 일은 일정을 어떻게 계획하냐에 따라서 프리하게 움직일 수 있지만 반면에 그만큼 리듬이 깨지기도 쉬워요. 특히 공연 연습이 있거나 레슨이 많은 때에는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몸의 밸런스가 깨지기 쉬워요. 밤늦게까지 작업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 채 다음날 새벽부터 일과가 시작되는 불규칙한 생활이 잦아지면 아무래도 가장 먼저 피부에서 신호가 오죠.
피부가 얇고 건조한 편이라 외부환경에 민감하거든요. 관리가 어렵고 그만큼 더 필요해요. 그래서 일단 기본적인 것부터 잘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첫번째로 수분과 맑은 피부를 위한 나름의 노력을 많이 해요. 하루에 물과 과일, 채소류를 최대한 섭취하려고 하고 있어요. 초콜릿, 케잌 등 좋아하는 군것질의 양도 조절하구요. 두번째는 클렌징. 자극을 최소화해서 세밀하게 마사지하듯 세안해요. 물로 톡톡 두드려주듯이 잔여물을 씻어내요. 세번째로 밤에는 얼굴과 목에 수분과 보습을 충분히. 그렇지만 피부가 숨쉴 정도의 갯수와 양의 좋은 성분의 기초화장품을 사용해주는 것이에요. 네번째로 충분한 수면을 통해 피부가 재생될 시간을 주는 게 방법이라면 방법이에요.
피부관리와 아름다움은 여성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만약 피부가 좋다면 메이크업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웃음). 모든 여성들이 그렇듯이 저도 저만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외모의 변화를 바라지는 않아요. 단지 제가 보일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보이길 원해요. 자연스럽게요.
#필라테스
꾸준히 하고 있는 운동이에요. 무용을 하고 있으면서 필라테스까지 하는 걸 보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시너지 효과가 있답니다(웃음). 몸이 바로 잡히니 건강은 물론이고, 몸의 움직임이 중요한 제게 특히나 더 효과적이더라구요. 자세 교정에서부터 몸의 밸런스 강화, 유연성 향상까지 좋은 점이 많아서 꼭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취미로 시작한 필라테스의 매력에 푹 빠져 자격증까지 땄답니다. 지금은 제가 수업도 병행하고 있어요. 배우고 싶으신 분들 계시면 연락주세요. 친절히 가르쳐드릴게요. 필라테스도 좋구요, 한국무용도 좋구요(웃음).
#캠핑&여행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캠핑여행을 즐기셨어요. 산, 바다 가리질 않으셨죠(웃음). 요즘 캠핑이 유행이라고 들었는데, 유행을 한참 앞서가신 셈이죠. 어릴 때는 캠핑이 싫었어요. 불편하고 힘들었거든요. 친구네 가족들처럼 휴양시설에서 편안하게 여행을 즐기고 싶었죠.
지금은요? 저도 부모님처럼 자식들에게 캠핑을 권할 거예요(웃음). 제 체력이 허락한다면요. 어릴 적 캠핑의 경험이 무용을 하는데 정말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흙과 돌, 사계절의 꽃과 나무, 거친 계곡과 깊고 넓은 바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하나도 같은 것이 없는 자연을 직접 보고 듣고 만지고 느낀 모든 경험들이 저를 풍부하게 만들어줬던 거 같아요.
무용 스케줄 때문에 예전처럼 캠핑을 하기는 힘들지만, 대신에 시간을 내서 여행이라도 꼭 다녀오는 편이에요. 국내외 가리지 않지만, 특히 애정하는 곳은 제주도예요. 제주도와 관련된 일이라면 일만하고 돌아와야 하더라도 마다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요.
#취미
공연보는 걸 좋아해서 장르 구분없이 관심이 가는 공연은 거의 찾아보는 편이에요. 관객석에서 보면 무대에 설 때는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기도 하거든요. 좋은 공연을 보면서 자극을 받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죠.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심심할 때는 집에 있는 안 쓰는 물건을 리폼하는걸 좋아해요. 어차피 버릴 물건을 나름의 창의력으로 새롭게 탄생시켜보는 거죠. 그림은 못 그려도 만들기는 좋아하거든요. 혼자만의 또 다른 창작활동이라고 거창하게 말하고 싶네요(웃음). 나중에 꼭 가구 만들기에 도전할 거예요. 미래의 남편이 이 취미를 가지고 있다면 더 좋겠죠?(웃음)
레스틸렌이 만나 본 정희담님의 이야기, 어떻게 들으셨나요?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녀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했습니다. 정희담님의 열정 가득한 삶을 레스틸렌이 응원할게요:D 레스틸렌은 정희담님을 시작으로 '특별한 그녀'들을 계속 만나볼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