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엔 유난히 웃을 일도 많지만, 자칫 마음이 상할 수 있는 일도 많죠. 가족이란 존재 자체가 그런 것 같습니다. 한없이 가까우면서도 또 그만큼 멀어지기도 쉬운, 양면적인 존재 말이에요.
세상에서 가장 편한 내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대충 말해도 알아들을 것 같고, 뾰족하게 말해도 필터링쯤은 문제없을 것도 같고요. 투닥투닥 서운한 소리를 해도 어련히 이해할까 지레짐작하고 오글거리는 ‘미안해’란 말은 마음속에 꼭꼭 담아두게 마련이죠.
'관계의 질은 대화에 달렸다.'는 말처럼 대화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갈등이 더욱 커질 수도, 사이가 더욱 좋아질 수도 있습니다.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으면서도 사실 원활한 대화가 오고 가는 가정이 그리 많지는 않나 봅니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족과 하루 평균 10분 이상의 대화를 하는 비율이 45% 정도에 그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하네요.
꼭 가족끼리의 문제가 아니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사회’인 만큼 소통은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죠. 친구, 직장 동료 등 누구와도 두루두루 잘 지내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어요.
바로 ‘잘 듣는다는 것’인데요. 관계를 좌우하는 대화의 핵심은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말을 제대로 듣는 것이기 때문이라네요.
< 잘 듣는 법 >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미리 생각하지 마세요
누군가가 이야기하고 있을 때 잘 듣다가도 어느 순간 어떤 반응을 보일지 고민하지 않으시나요? 그때부터 상대방의 말은 점점 아득해지고 말이죠.
그저 이야기를 듣고 그 말을 이해해보려고 하세요. 공감하며 말이죠. 무언가 답을 해줘야 한다면 방금 상대방이 한 말을 한 번 되풀이하며 무슨 반응을 보일지 고민해보는 겁니다. 시간을 버는 거에요. 일단은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이해하는' 데 집중하고 반응을 하는 건 그 다음 문제라는 거죠.
아이처럼 대화해 보세요
마치 3살 아이가 대화하듯 시도해 보세요. 말하면서 눈과 귀, 얼굴과 몸짓을 사용해 대화하는 아이들처럼 말이에요.
이런 활동적인 대화는 상대방에게 '나는 지금 대화를 경청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서 상대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합니다. 눈을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가끔 "음...", “그래" 등의 리액션을 하면 상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서 진지한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휴대전화는 잠시 잊으세요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도 충분히 듣고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 뇌는 사실 그렇지 못하다고 하네요.
휴대전화를 단순히 손에 들고 있거나 테이블 위에 두는 것만으로도 '부재의 존재'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하는데요. 즉, 몸은 여기에 있지만 정신은 다른 곳에 가 있다는 말이죠.
상대가 나에게 집중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미묘한 공기의 차이로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잖아요. 아이를 그네에 태우고 손은 밀고 있으면서도 눈은 휴대전화에 고정된 아빠의 모습이나 식사를 하면서 각자 휴대전화에 코를 박고 있는 모습을 보면 휴대전화가 얼마나 우리 관계에 위험 요소인지 알 수 있죠. 대화는 사람 사이의 소통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 잘 말하는 법 >
주어를 '우리'로 바꾸어 보세요
“넌 하는 행동마다 왜 그러니” 혹은 “당신이 하는 일이 그렇지, 뭐” 등 비난이 섞인 말은 대화 단절의 원인이 된다는 것, 잘 알고 계시죠? 상대의 행동을 이해하고 그것을 대화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주어를 상대가 아닌 ‘우리’로 바꿔보세요. “우리 지난번에 같이 이야기했었는데 한 번 더 설명이 필요한가 보구나”, “이번엔 우리 같이 다른 방법을 찾아봐요.” 식으로 말이죠. 상대를 책망하기보다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게 된답니다.
스킨십이 있는 대화를 하세요
특히 목소리가 높아질 때 더욱 효과적인데요. 대화하며 손을 붙잡고 이야기한다거나 등을 어루만지면서 이야기하는 거죠. 스킨십은 상대와 교감하는 또 다른 방법이기 때문이에요. 또 눈을 마주 보고 이야기하는 것은 진지한 대화를 이어나가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기다려 주세요
대화가 단절된 가정을 보면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밥은?”, “내가 어제 말한 건?”, “왜 답장은 안 해?” 등의 한 방향으로 흐르는 대화는 ‘소통’이라고 할 수 없죠.
걱정되고 애정이 있으니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상대를 질리게 해 대화 밖으로 쫓아내는 상황이 될 수 있어요. 이럴 땐 기다려 주세요. 스스로 대화에 참여하고 싶게끔 충분히 기다려주는 겁니다.
가족은 유기체라고 해요. 구성원 하나하나가 제 역할을 다하지 않으면 전체가 잘 굴러갈 수 없다는 뜻이겠죠.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