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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제대로 알고 먹자!


건강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면 ‘혈당’, ‘피해야 할 3대 흰 악마의 가루’, ‘저탄수화물’ 등 탄수화물과 관련된 각종 키워드에 대해 귀 기울여보신 경험이 있으실 거예요.

 


실제로 탄수화물에 대해 검색해보면 탄수화물이 마치 건강의 적인 것처럼 ‘매도’되는 안타까운 ‘마녀사냥’의 증거들이 주르륵 목격됩니다. 사실 이러한 분위기 형성은 자칫 위험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탄수화물은 3대 영양소(three major nutrients)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그럼 여기서 3대 영양소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죠. 동물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거나 흡수해서 에너지원으로 쓰는데요. 이때 필요한 원료가 바로 영양소입니다. 이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세 가지 영양소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고요. 


이 내용은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주제인데요. 엄마가 차려 주시는 맛있는 밥을 편식하지 않고 골고루 먹으면 몸속에 피가 돌고 근육이 생기고 키도 쑥쑥 자란다는 그런 내용 말이죠. 영양에 그만큼 중요하단 뜻이겠죠?


 

인간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기초 에너지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영양소가 바로 탄수화물인데요. 이 중요한 영양소가 부족하면 뇌 기능이 퇴화해서 기억력이 감퇴하거나 두통, 어지러움, 피로감과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어요. 뇌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바로 탄수화물을 통해 얻어지는 포도당이기 때문이죠. 


또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할 때 탄수화물을 너무 적게 섭취하면 근육, 지방의 손실이 일어나고 이는 곧 요요 현상의 주범이 되죠. 그렇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아주 위험할 수 있다는 거예요.


탄수화물의 대사과정부터 알아야


요즘 세계적으로 ‘Low Cab(Low Carbohydrate)'이 유행인데요. 탄수화물을 줄여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례나 연구자료들이 언론이나 커뮤니티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MBC 스페셜 지방의 누명’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직후 저탄수화물 다이어트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몰리고 있으니까요.  

 

그동안의 다이어트 상식을 뒤엎을만한 놀라운 연구결과 같지만 사실 깊게 파헤쳐 보면 우리 몸의 소화과정에서 이미 그 답은 나와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간을 통해 몸의 장기로 에너지가 보내집니다. 이 활동 중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포도당을 세포로 공급시키는 열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인슐린의 도움으로 세포에 들어온 포도당은 우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위해 몸의 여러 장기로 보내지죠. 


바로 이때부터의 과정에 핵심이 있습니다. 에너지원으로 공급하고 남았거나, 혈액 속 당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맞추고 난 뒤에 남은, 한마디로 잉여 포도당은 글리코겐이라는 형태로 저장이 되는데요. 간과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기초적인 대사 외에 운동 등, 예비 에너지가 쓰일 데를 대비해 미리 저장되는 것이죠. 


이렇게 저장을 하고도 또 남는 포도당이 있게 마련일 거예요. 그러면 우리 몸은 당장은 필요 없지만 혹시나 이 주인이 ‘굶어 죽을 때’를 대비해 이 잉여 포도당을 지방으로까지 미리 저장 시켜두는 필요 이상의 철저함을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 인류가 농경사회 이전에 정기적으로 에너지원을 공급받지 못 했던 시절, 오랜 시간을 굶주림과 싸워야 했던 시절부터 생긴 일종의 버릇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하네요. 


|문제는 탄수화물 중독|


즉, 이러한 과학적인 원리로 인해 혈액 속 포도당이 많으면 그 잉여 포도당들이 지방으로 변환되어 체지방이 증가하게 되는데요. 이 상태가 바로 우리가 말하는 ‘비만’인 것이죠. 


다른 말로 풀이하자면 기초대사량과 글리코겐으로 변환되는 탄수화물 정도로만 섭취한다면 지방으로 저장되지 않는다는 이론이 성립되는 것이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언제나 ‘적당히’가 가장 어렵잖아요.

 

게다가 탄수화물은 중독되기 무척 쉬운 에너지원인데요. 탄수화물 중독 증상은 다들 한 번씩 느껴보셨을 텐데요. 지친 회의가 끝난 후나 유난히 기분이  처지고 몸에 힘이 없을 때 ‘당이 모자란다’는 느낌이 들고, 먹고 나면 어쩐지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 말이죠.


 

- 아침에 밥은 너무 부담스럽고, 시리얼이나 빵이 딱 좋다고 느끼신다면?,

- 책상 위에, 가방 속에 언제나 간식을 비축해 둔다면?

- 식후 커피나 초콜릿 등 디저트가 늘 생각나신다면?

- 비슷한 시간대에 늘 집중력이 떨어지고 허기가 느껴진다면?

- 일단 배가 고프면 국수나 빵이 참을 수 없이 먹고 싶지만 식후 만족도는 생각보다 높지 않다면?


그렇다면 탄수화물 중독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당지수(GI)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면 혈당이 빠르게 올라가고, 균형을 좋아하는 우리 몸은 급격히 올라간 혈당을 내리기 위해 재빨리 인슐린을 투입시킵니다. 


이렇게 투입된 인슐린은 불난 집에 불을 끄듯 혈당을 낮추는데, 이렇게 해서 다시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게 되면 우리 몸은 당분을 보충해 혈당을 올리고 싶어 하는 거죠


여기서 눈치채셨겠지만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요즘 한창 이슈인 ‘저탄수화물’ 열풍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할까?|


당지수가 낮은 좋은 탄수화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내가 먹는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생활 속에서 바로 가려낼 수 있도록 공부와 훈련이 필요한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정제된 탄수화물을 멀리하는 것이죠. 


과자, 초콜릿, 아이스크림, 빵 등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간식만 끊어도 체중감량에 큰 도움이 되고요. 혈당관리가 중요한 당뇨 환자들은 흰 밀가루나 흰쌀밥 대신 통밀, 현미밥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죠. 


 

대개 좋은 탄수화물이라고 불리는 음식들은 화학적인 가공을 거치지 않은 자연상태의 원료인데요. 소화와 흡수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려 오랫동안 포만감이 유지됩니다. 


하지만 가공된 탄수화물은 도정되는 과정에서 필수 영양소는 사라지고 칼로리만 남아 영양가 없이 살만 찌는 ‘빈 음식’이 됩니다. 또 이런 나쁜 탄수화물은 가공 과정에서 복잡한 화학적 구조가 단순해지므로 소화가 빨리 되고, 그만큼 혈당을 급격하게 올려 인슐린을 과다 분비하게 만드는 주범이 되는 것이죠.


GI 지수가 낮은 식품 (0~45) 

시금치, 완두 콩, 보리, 양배추, 새송이버섯, 복숭아, 토마토, 탈지 우유, 사과, 배, 연근, 토마토, 포도, 혼합잡곡


GI 지수가 중간인 식품 (46~59)

햄, 쇠고기, 돼지고기, 국수, 완두 콩, 망고, 저지방 아이스크림, 바나나, 메밀국수, 고구마, 옥수수, 스파게티, 오렌지주스, 쌀밥


GI 지수가 높은 식품 (60 이상)

설탕, 식빵, 초콜릿, 구운 감자, 떡, 도넛, 꿀, 수박, 팝콘, 으깬 감자, 환타, 크루아상, 파인애플, 햄버거, 아이스크림 


올바르게 먹고 똑똑하게 이용하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좋은 탄수화물을 먹고 똑똑하게 이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평소 자주 먹는 음식의 영양 성분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데요. 원재료의 영양성분, 그리고 조리되었을 때의 영양성분을 조금씩이라도 알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다 보면 같은 밀가루라도 소화 흡수가 더 빠른 빵보다는 국수가 낫다는 것을 알게 되고, 국수를 먹게 된다면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 외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게 되죠. 


그래서 이왕 분식집에 가서 고 탄수화물 위주의 메뉴 중 골라야 한다면 국수보다는 김밥이 낫다는 것도 자연스레 체득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히 간식은 줄이게 되고, 식이 섬유 섭취는 과일보다 채소를 통해 얻는 것이 좋다는 것도 알게 될 거예요.


 

이렇게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비만이나 당뇨와는 멀어지게 되겠죠. 나아가 탄수화물의 대사과정의 원리를 이용하면 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데요. 


탄수화물이 없으면 운동강도를 높일 수 없으므로 우리 몸이 최대한의 에너지를 쓸 수 없답니다. 그래서 운동 효과도 떨어지고 젖산의 분비가 촉진돼 쉽게 지치고 회복도 오래 걸리죠. 


식사를 거르거나 단백질 위주의 식단만을 고수하며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지는 게 아니라 근육이 빠지는 역효과가 일어납니다. 탄수화물에서 에너지를 가져다 써야 하는데 쓸 에너지가 없으니 근육을 가져다 쓰기 때문이에요. 


이 점을 이용해 운동 직전 바나나, 호밀빵 등 좋은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운동의 효율도 높일 수 있고 체지방을 분해하는 데도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저 탄수화물’ 식단이 아니라 ‘좋은 탄수화물’ 식단을 계획해야 한다는 사실, 이제 아시겠죠? :D